리영희 선생..
참으로 눈물나게 하는 사람이다. 실천하는 지식인. 절대 피해갈 수 없는 호랑이의 눈과 심장을 가진 이. 하루도 허투로 살지 않으려 발버둥치고 절대의 진실만을 신봉한 글꾼.
현대사를 그대로 관통하면서 하루도 허투로 살지 않았다는 것은 그가 얼마나 진실에 대한 열정이 뼈 속 깊이 박혀있는 사람인지를 말해준다.
리영희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선생이 그의 호랑이 눈으로 호통을 치고 있는 것 같아 책장을 넘길 때마다 고개를 숙이게 한다. 너무 사회를 모르고 살아왔고, 비판에 멀어졌었고,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않는 관용과 배려가 민주주의라고만 생각하던 것에 대한 대가는 무식함과 게으름, 나태, 무가치한 시간 낭비로만 돌아왔다.
눈물만 고인다. 왜 기자를 하려고 했는지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모든 해답이 그에게 있었다.
그는 시대가 낳은 사람인지 모른다. 그가 아니면 못했을 것이라고 느끼진 않는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진실에 대한 용기지만 그걸 실천하기까지가 고통의 연속일 뿐이다. 그 고난을 겪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 뿐이다. 참으로 우리나라는 불행하다. 그런 이가 현대사를 통해 단 몇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균형과 조화, 관용과 배려, 이성적 비판과 타협, 진실에 대한 끝없는 추구.
말로는, 글로는 너무도 간단하고 쓰기 편한 용어다. 어찌 보면 너무도 흔한 말이고 대부분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하려는 정리 멘트 정도의 일상용어다. 너무도 추상적인 용어를 어찌 실천할 수 있을까. 하지만 내가 무가치하게 살아온 30년 동안 정말 무식하게 실천해 온 사람도 있다.
뭐 몇마디 찬사나 하려고 쓰는 글이 아니다. 균형있는 안목을 가지기 위해 얼마나 나에 대한 다그침과 채찍이 필요한지 느끼고 있을 뿐이다. 호랑이의 눈을 가지기 위해 얼마나 진실하고 정직해야 하는 지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 뿐이다.
우선 버려야 겠다. 그동안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 몇몇 단편적인 지식들. 일종의 자만심들도.
매번 생각에 그치기만 했다. 뭔가 실천할 수 있는 용기를 키워야겠다. 난 상상한다. 꿈도 꾼다. 결국 이루어질 수 있는 상상말이다.
리 선생님..오래 오래 호랑이의 눈으로 채찍질 해주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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