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혼’ 한00 소속사 “문란한 사생활-사진조작” 폭로
엘프라는게 애초에 판타지에 나오는 괴인이다. 현실에 있지도 않은 것과 비교해 가며 과잉반응을 보이는 것도 속내를 의심케 한다. 물거품같은 인기에 덥석 계약을 한 소속사가 속았다며 하소연하는 것은 개그다. 어차피 대면하고 계약서에 사인을 했을 텐데 '아무리 사진을 찍어도 그 포스가 안 나오더라'고 하는 건 자신들의 무능을 대놓고 광고하는 거다.
물론 한00씨의 행동을 비호할 생각은 없다. 계약을 했으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인간사회의 율법이다. 포토샵을 거친 사진으로 많은 사람들을 낚은 것도 큰 죄지만 회사와 계약한 내용을 지키제 않으면 법적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 더구나 의도적인 포샵질의 결과로 계약까지 따냈다면 사기혐의를 벗지 못한다.
그럼에도 이번 기획사의 행동은 아주 비열하다.
첫째로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사생활로 생각한다면 문란하다는 표현을 쓰지 말아야 한다. 이번 소송건에서 '사생활 문란'이 분쟁거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소속사가 '개인의 연예'에 대해 문란하다고 표현하는 것 자체가 '사생활 침해'다. 그녀의 개인적인 생활이 계약관계를 악화시킨 것은 '계약이행에 대한 불성실'이라고 보는 것이 옳고 이번 소송에서도 주요한 분쟁요소일 텐데, '문란'하다는 표현까지 한 것은 지나치다.
두번째로 자신들의 '멍청함'이 법률 분쟁까지 이르게된 주요요소임에도 감췄다. 앞서 얘기했듯이 대면을 하고 서로간의 계약이 이뤄졌을텐데 '사진빨이 안 받느니 어쩌니'하는 것조차 문제가 있다. 기획사가 그렇게 흐리멍텅해서 유지해가는 곳이 아닐텐데 말이다.
세번째로 왜 계약을 유지하려 노력했는지 이유가 없다. 그렇게 수준이 떨어지는 사람을 잘못 계약했다면 계약을 해지하기 위한 노력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계약금을 일정부분 돌려받는 수준에서 정리를 할 수도 있었을 것이고. '엘프녀 00가 나온다'라며 행사를 했는지 궁금할 정도로 특정기간 이외에는 알려지지 않은 사람인데 왜 그렇게 붙잡았을까? 무슨 행사에 데리고 나가 계약금을 건지려 했을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누가 먼저 공격을 하고 어떻고 하는 것을 모두 떠나 일에 관한 것은 일로서만 풀어야 한다. 특히 연애, 사랑, 가정, 가족등에 관한 것은 사생활의 영역이고 보호받아야 할 것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연좌제와 같은 사생활의 불가피한 영역으로 인해 피해를 주는 제도를 반대하고 당연시한다. 반면 우리의 행동이, 생각이 선입견으로 누군가를 공격할 때는 '당연시'하곤 한다. 악플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전혀 당연하지 않는데도.
애초에 나오지 않았어야 할 개인의 신상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된 이상 언론들이라도 확대재생산에 동참하지 않길 바란다. 최소한 자극적인 문구로 또 누군가를 '공개 처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의문을 의심으로 만들어 상처받는 일들이 너무 많아진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일이 다른 이에게는 불가피한 일이다. 그것이 사생활이라고 부르는 영역 안에서 벌어진다. 그때 우리 국민들이 한쪽 눈을 감고 오른손을 뒤로 돌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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