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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zine

어느 대리기사의 죽음- 업데이트 2

이 사건이 다음 포털을 통해 이슈화되면서 PD 수첩에까지 나오게 되자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대리기사를 숨지게 한 가해자가 사고낸지 한 달만에 구속됐습니다.  
지난 26일 남양주 경찰서는 특가법상 도주차량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가해자인 박씨는 피해자 이모 씨를 숨지게 한뒤, 도주하면서 만취상태(혈중알코올농도 0.143%)에서 자신의 차를 운전해 2시간 뒤인 오후 11시 34분쯤 서울 광진구 청담대교에서 마주오던 승용차 옆 부분을 들이받아 상대 운전자를 다치게 하고 그대로 달아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사건 다음날인 지난달 27일 박씨를 체포해 살인 및 뺑소니, 음주운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박 씨가 혐의를 부인해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된 바 있습니다. 

이에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시신 부검결과와 차량 감정결과 등을 토대로 박 씨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자료를 수집하는 등 한 달간 보강수사를 벌여 구속영장을 재신청했고 이를 법원이 받아들였습니다.


* 2주전에 쓴 기사입니다만 최근 이슈화되고 있어 이 사이트에 올립니다.

* 그런데... 어느 신문사에서 피해자분 이름까지 올렸던데.. 그러시면 안되는 겁니다. 피해자를 두번 죽일 일 있습니까. 분향소에 이름이 올라와있다고 해서 미디어에 그냥 올리다니...
그 가족분들이나 자녀분은 어떻게 생각할 지 제대로 생각도 없이 쓰는 건지... 안타깝습니다.
차라리 가해자 이름이나 올려 버리지 않고서 말예요....


이런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사회 공론화가 됐으면 합니다. 또한 직업에는 귀천이 없는,,, 사회가 됐으면 합니다.
최근 대리기사가 가해자가 된 사건 또한 말이 많은데요. 

대리기사가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는 거 아세요? 혹시 다른 나라에 이런 제도가 있으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제도가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 사회는 아직 믿음에 근간을 두고 있다는 바로미터입니다. 
대리기사를 믿고 자신의 몸과 자산을 맡기는 것이기에 그 믿음이라는 사회적 토대는 무너져서는 안됩니다.

대리기사를 믿지 못하고 대리운전이 없어지는 사회가 된다면 그만큼 우리 사회는 믿지 못하는 사회가 되는 것입니다.

대리기사님들,,, 아무쪼록 몸 조심하시구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대리기사 이 씨,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네 삶 ‘투영’
교통사고 아닌 살인도 불구속 재판?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있다!


지난달 말경, 교통사고와 엇비슷한 사건 하나가 떴다. 차주가 말다툼 끝에 대리기사를 차로 치어 숨지게 했다는 것이다. 아래는 경찰 측에서 제공한 이번 사건과 관련, 처리한 내용이다.

경기도 남양주경찰서는 지난달 29일 말다툼 끝에 대리운전기사를 차로 들이받아 숨지게 한 뒤 달아난 혐의(특가법상 도주 차량 등)로 박모 씨(40)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 26일 오후 10시경 남양주시 별내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대리운전기사 이모 씨(50)와 시비가 붙어 차에서 내려 말다툼하다 차를 후진해 이 씨를 치어 숨지게 한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박 씨는 직장에서 회식한 뒤 집에 가기 위해 대리운전기사를 불러 동료 김모 씨(24)와 함께 차를 타고 가다 ‘길을 돌아간다’는 이유로 고속도로 상에 차를 정차하고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동료 김 씨는 싸움을 말리다가 이 씨와 함께 차에 치여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다가 지나가던 차의 제보를 받은 고속도로 순찰차에 의해 구조됐다. 경찰관계자는 “박 씨는 사망사고를 낸 뒤 사망자와 쓰러진 자신의 동료를 남겨두고 차를 몰고 뺑소니를 쳤다"면서 "다음날 박 씨의 주거지에서 박 씨를 검거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달 30일 오전에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박 씨의 영장이 기각돼, 앞으로 박 씨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고 전했다.

고의로 차로 밟고는 다시한번 밟아 
이에 대한 사건의 전모를 이렇다. 지난달 26일 회식은 다음날 밤이 깊도록 끝나지 않았다. 주말에는 쉬는 지라 술을 잔뜩 마신 박모 씨는 자신의 집과 같은 방향인 직장 동료 김모 씨를 동행키로 하고 대리운전을 요청했다. 주말 밤. 대리운전에 있어서는 이 날은 가장 바쁜 날이다.

27일 새벽, 남양주 청학리에서 구리로 가는 오더를 잡은 대리기사 이모 씨는 박 씨의 차량을 몰고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 별내IC로 진입하던 중, 콘크리트로 된 도로를 지나가면서 차량이 약간 흔들렸다. 차주인 박모 씨는 행선지를 돌아가는 거 같아 가뜩이나 기분이 상해있는 가운데 차가 덜컹거리자 이 씨를 향해 ‘왜 X까지 운전하느냐’며 욕을 퍼부으면서 이 씨의 뒤통수를 주먹으로 4, 5차례 가격했다.

대리기사 이 씨는 왜 때리냐면서 항의하자, 차주는 “너 이 자식, 안되겠다”며, 차를 세우라며 시비를 걸었다. 별내 IC 근처에 차를 세우고 차주와 대리기사 이모 씨는 차량 후미에서 실랑이를 벌이기 시작하자 차주 후배인 김모 씨가 이를 말리기 시작했다.

잠시 후 차주는 운전석으로 갔다. 대리기사 이 씨와 차주 후배 김 씨는 차량 후미에 있는 상태였다. 박 씨는 후진기어를 넣고 악셀레이터를 밟았고 차량은 굉음을 내며 후진했다. 두 사람은 갑작스런 차량의 후진에 순식간에 당했다.

차량 후미 모서리에 서 있던 김 씨는 뒷 범버에 무릎을 받히고 차 뒷면 유리창에 머리를 부딪치면서 옆으로 넘어졌다. 차량 뒷 유리창이 완전히 박살날만큼의 충격이었다.

대리기사 이 씨는 후미 가운데 서 있었던 상황이어서 그대로 넘어졌다. 차량은 이 씨의 머리와 하체부분을 쳤으며, 조수석 앞바퀴와 뒷바퀴는 넘어진 이 씨의 가슴 부분을 밟고 지나 10m를 후진했다. 박 씨는 후진한 차를 바로 전진해 또다시 가슴 부분을 밟고 지난 다음 그대로 도주했다.

대리기사 이모 씨는 즉사했고,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던 김 씨는 지나가던 차의 제보를 받은 고속도로 순찰차에 의해 구조됐다.

단순 교통사고가 아닌 차량을 이용한 살인
사업실패나 직장을 잃은 많은 이들이 생존을 위해 밤거리에 나와 추위와 더위, 그리고 교통사고의 위험에 오롯이 자신의 몸을 드러내 대리운전을 하고 있다. 이번에 죽임을 당한 대리기사 이모 씨도 마찬가지였다.

이모 씨는 과거 마석 가구공단에서 300명 이상 종업원을 거느리며 가구공장을 경영하던 사장이었다. 그러던 그가 2000년 중국 청도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중국산 자재를 잘못 사용하는 바람에 5년만에 파산하고 2005년에 귀국했다. 빚더미에 앉은 이 씨는 좌절하지 않고 생존을 위해 2008년부터 대리운전을 해왔다.

6월 30일 비오는 날 구리시 인창동 녹색병원, 이 씨의 유가족인 어머니(75세), 형(53세), 여동생(45세)은 오열했다. 그 오열 속에 비춰진 그의 영정에서 우리네 아버지, 혹은 형제가 투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사실을 알게 된 대리운전 기사들은 특히 박모 씨가 영장실질심사에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는 소식에 분개하고 있다. 특히 증인은 차주의 후배인 김 씨가 유일한데, 이들이 합의보고 나면 박 씨에 대한 재판이 왜곡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후진으로 사람을 깔아뭉개고 난 뒤, 다시한번 밟고 지나간다는 것은 일반적인 교통사고가 아닌 차량을 이용한 살인행위에 다름 아니다. 영화에서나 최악의 악당들이 저지르는 악랄한 범죄다.

또한 교통사고 사망사건의 경우 구속수사가 기본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사건을 불구속으로 재판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특히 자신의 후배마저 버리고 달아난 이 사건을 단순 교통사고 뺑소니로 판단한 저의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대리기사는 우리가 술 마시고 운전이 힘들때 택시비보다 싼 가격에 도와주는 사람인데 마치 자신이 부리는 기사처럼 막 대하는 모습은 어디서나 종종 볼 수 있다. 항상 사회에서는 공공연하게 말하곤 한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그러나 대리기사만은 귀천이 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