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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zine

[칼럼] 위기의 아스널, 개막전부터 위험하다?!


 6년 째 무관인 아스널의 2011-12 시즌 전망도 현재로써는 그리 밝지 않아 보인다. 주장인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오래전부터 이적설로 흔들리고 있으며 시즌 개막을 얼마 앞둔 팀은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부상병동이 되가고 있다. 

 아스널은 지난 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팀 선수들의 부상 소식을 전했다. 얼마전 열린 에우제비오컵에서 상대한 벤피카 전에서 많은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심지어 팀은 1-2 패배를 당하기도 했다. 

 벤피카 전에서 부상을 당한 선수들은 키에런 깁스, 베르마알렌 그리고 로빈 반 페르시다. 특히 수비의 베르마엘렌과 반 페르시의 부상이 가장 뼈아프다. 베르마엘렌은 코시엘리와 함께 벵거 감독의 다음 시즌 주전 중앙수비수 조합 계획의 1순위 선수였다. 또한 반 페르시는 시즌 절반을 날렸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즌을 득점 3위로 마감하는 저력을 보이며 여전히 팀의 주포임을 과시한 바 있다. 공수의 핵심 선수를 시즌 개막을 앞두고 동시에 잃은 아스널은 분명 위기에 봉착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부상을 당한 선수가 이들 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드필드의 새로운 보충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키어런 깁스와 차기 에이스 잭 윌셔가 부상이고, 이 둘은 부상 정도가 심하지는 않지만 개막전 출전은 불투명하다고 한다. 이외에도 아부 디아비, 시오 월콧, 코시엘리 등도 14일에 열릴 뉴캐슬과의 개막전에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다. 여기에 파르레가스와 나스리의 몸 상태도 정상은 아니라고 전해지고 있다. 

 매 시즌 잘나가다가도 부상이라는 암초에 걸려 우승권에서 멀어지곤 했던 아스널, 이번에는 시작부터 좋지 않다. 특히 이번에는 14일 뉴캐슬과의 개막전을 마치고 바로 이틀 후엔 우디네세와 챔피언스리그 3차 예선 경기를 해야 한다. 아스널같은 빅클럽에서 부상으로 스쿼드가 얇아지는 건 바로 모든 대회에서의 패배로 직결될 수 밖에 없다.

[벵거의 아이들은 과연 이대로 무너질 것인가? 이미 몇몇은 팀을 떠났고 나머지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부상 뿐만이 아니다 ··· 이적시장 신호등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상으로 선수들이 피를 봤다면, 이적시장으로 벵거 감독의 눈에는 피눈물이 흐를 지경이다.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둘러싼 바르셀로나와의 영입 공방전은 익히 유명한 사실이다. 더이상 숨길 거리도 아니며, 언론에서는 세스크의 이적을 기정 사실화 보도하고도 있다. 게다가 세스크와 더불러 팀의 주축선수 중 한명인 사미르 나스리 역시 이번 이적시장 내내 맨체스터 시티 이적설에 시달리고 있다. 이 둘을 지켜내느냐 마느냐가 이번 시즌 아스널의 우승 여부를 결정지을 수도 있다. 

 이미 오랜 시간 팀의 왼쪽 수비를 담당했던 가엘 클리시가 맨체스터 시티로 둥지를 옮겼다. 물론 최근 기량 하락세를 보이며 많은 질책을 당했던 그이지만 수비선수층이 얇은 아스널로써는 그의 이적이 그리 반가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게다가 최근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벤트너도 팀을 떠나겠다는 발언을 했다. 비록 벵거에게 선택받지 못해 지난 시즌 17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던 그이지만 워낙에 부상이 잦고 컨디션 난조가 심한 아스널의 공격진을 생각하면 벤트너 카드도 버리기는 아쉽다는 생각이다. 

 영입과 관련해서도 말이 많다. 제르비뉴 영입의 경우 팬들의 환호를 얻어내는데 성공했지만 챔벌레인(17) 영입에 관해서는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어린 선수를 214억이나 하는 거액을 들여 모셔왔기 때문이다. 214억은 적은 돈이 아니다. 팬들이 바라는 크리스토퍼 삼바나 개리 케이힐 등의 검증된 중앙수비 자원을 영입하는데 충분히 보탬이 될 수 있는 액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벵거 감독은 이번에도 어린 선수를 모셔왔다. 게다가 공격수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시즌 초반이 매우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세스크나 나스리 둘 중 하나가 팀을 떠나거나 제대로 된 수비수 영입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아스널은 시즌 초반을 벗어나서도 크게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팬들의 실망과 비난으로 끝날만 한 사안이 아니다. 벵거 감독의 자질 논란까지도 벌어질 수 있는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더이상 희망고문은 NO ··· 팬들은 우승을 원한다

 많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스널은 희망적이다. 이미 지난 시즌, 각종 악조건 속에서도 리그와 챔스에서 어느정도 준수한 성적을 거둔바 있으며 잭 윌셔라는 새로운 별이 탄생하기도 했다. 아르샤빈 이후로 오랜만에 빅사이닝 영입으로 팀에 합류한 제르비뉴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앞에서 언급한 문제들 중 가장 큰 핵심인 두가지, 파브레가스의 잔류와 중앙수비수의 영입만 이뤄진다면 아스널은 오히려 지난 시즌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면모를 갖출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스널의 우승에 대한 희망고문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벌써 6년째, 팬들도 선수들도 지쳐갈만한 세월이 흘렀다. 벵거의 아이들은 이미 성장을 마쳤고 더 큰 세상을 경험하고 싶어할 때가 됐다. 올해 유독 많은 선수들이 이적설에 휘말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일지도 모른다. 올해도 무관으로 시즌을 마감한다면 어쩌면 그때는 선수들이 떠나기 전에 벵거 감독이 먼저 팀을 떠나야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첫 시작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말이다. 아스널에게 다가올 개막전과 챔피언스리그 예선경기는 남은 시즌 전체를 판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시작도 하기전에 위기에 봉착한 아스널, 팀을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는 단 하나의 인물을 꼽자면 단연 벵거 감독일 것이다. '무관의 제왕' '벵거 유치원' 과 같은 꼬리표를 떼버리고 '무패 우승'의 신화를 창조했던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 역시 벵거 본인일 것이다. 더이상의 희망고문은 아스널의 팬, 선수 그리고 감독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우승이고 그에 앞서 반드시 필요한건 시즌 개막전의 승리다. 아스널의 개막 경기에 우리가 주목해야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작성자 : ripbird(노재웅)  
http://www.cyworld.com/ripbird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