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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zine

“보육교사 보는 시선, 너무 차가와요”

- 6년차 보육교사 A씨, 저임금·노동강도·편견에 ‘한숨’


 

“뭐라 할말이 없어요. 아이들을 학대한 보육교사가 잘못한 건 분명하죠. 하지만 대부분의 보육교사는 저임금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아이들을 잘 돌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경기도 파주의 한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A씨(30)는 최근 고민이 많다. 정부 세종청사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이슈화되면서 보육교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차가워졌기 때문이다.
 

 A씨는 지난 7일 경기도 파주에서 기자와 만나 “일부의 잘못으로 전체를 비난하면 안 된다”며 보육교사로서 느끼는 고충을 토로했다.
 김씨는 보육교사 1명당 배정되는 아동의 수가 6세반의 경우 23명까지 된다고 했다. 물론 농어촌의 경우 배정되는 아동의 수가 서울에 비해 많은 편이라고는 하지만 충격적인 숫자다. 그나마 보조교사라도 있으면 좀 나은 편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없는 보육교사들은 더 열악한 상황에서 일하고 있다.


 육아정책연구소의 '2012 표준보육료 산출연구' 에 따르면 전체 보육교사들의 근무시간은 1일 평균 10시간 가량 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급여는 월 평균 150만원 가량으로 타 직종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A씨로부터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Q. 자꾸만 되풀이 되는 아동학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뭐라 할말이 없어요. 아이들을 학대한 보육교사가 잘못한 건 분명하죠. 하지만 대부분의 보육교사는 저임금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아이들을 잘 돌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Q. 이번 정부 세종청사 내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으로 일부 보육교사의 자질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현재 매우 미흡한 보육교사에 대한 처우가 하루 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교사 1인당 여러 명의 아이를 봐야 하기 때문에 일은 3D기피업종에 준할 만큼 힘든 데다 급여도 적고 야근을 해도 수당조차 나오지 않아요.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련의 사건들로 어린이집 교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이에 대해서는 부모님들의 이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해요. 저는 이번 인터뷰로 보육시설에 아이들을 맡긴 부모님들이 보육교사의 고충도 알아 줬으면 합니다.

Q. 지난 6일부터 어린이집에 대한 평가정보를 인터넷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실효성이 있을까?
A. 학부모들에게 긍정적으로 어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평가점수가 높은 어린이집에 대한 신뢰가 더 높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 같아요.

Q. 인터넷 정보공개에 대해 언론에서는 과거와 여전한 평가방식, 서류 기록에만 의존하는 태도, 어린이집과의 방문일정 조율을 통한 방문으로 인해 1회성에 그치는 효과라고 평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가?
A. 틀린 말은 아니지만 조금 더 실질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서류기록의 경우는 꼭 필요한 일이지만 그 시간에 보육교사들은 서류작성을 하느라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할 수 없어요. 방문효과의 경우는 1회성에 그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1회성의 효과라도 있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Q. 보육교사가 되기 위해선 어떤 교육과정을 밟아야 하나?
A. 대학의 관련학과 또는 사이버대, 평생교육원 등의 학원에서 1년 동안의 교육을 받아야 보육교사가 될 수 있어요. 무시험이기 때문에 자격취득은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에요. 자격 취득 후에는 어린이집에 들어가 실무경험을 쌓고 1년안에 승급교육을 받고 2급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고, 2~3년 안에 1급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요.

Q.  앞으로 보육교사가 되려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아이들을 좋아하는 마음 하나 가지고 보육교사가 되려고 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좋아하는 거랑 직업으로 삼고 일을 하는 거랑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그만큼의 각오가 필요합니다.

- 기자아카데미 102기 한창숙 연수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