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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zine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가슴이 북받친다. 시인의 세상에 살고 싶다. 시인의 나라에서, 술익는 마을에서 윤동주와 거닐고 싶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윤동주 <서시>


윤동주의 첫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대표적인 시, ‘서시’다.


시와 거리를 두고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인가 잠깐 들어본 이 시가 너무 가슴을 북받치게 한다. 어두워 보이지만 밝음을 잃지 않고, 상실한 듯 하지만 뭔가 기백을 느끼게 해주고, 맑은 영혼이 다가옴을 느낀다.


식민지 시대, 나라 잃은 젊은이의 괴로움을 노래하던 시.
국가의 권력이 남용되던 때, 젊은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라고 독려했던 고백의 시.


20세기 역사에서 젊은이들의 가슴을 사뭇치게 만드는 시였는 데도 가끔 장난거리 정도로만 읊조렸던 것이 ‘같지 않게’ 심히 고개숙이게 만든다.


윤동주의 나이 스무해 되던 해에 썼다고 한다. 아직도 시대를 살아가는 철학 하나 만들어두지 못하고 생각의 벽에 막혀 있는 ‘이노무’ 삶이 측은하기도 하다.


시인 윤동주는 일본 유학 시절 서른해도 넘기지 못하고 29세에 일본의 옥중에서 갖은 고문을 받다 죽어갔다. 해방 되기 몇 달전이다.


# 서울 하늘엔 별보다 가로등이나 네온사인 빛이 더욱 빛난다.


그래도 별 한번 헤어본다.


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까지 사랑하자고 다짐한다.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리라고 생각도 해본다.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가보자고 스스로 결심도 한다.


별이 바람에 스치우는 밤이라고 느껴본다.


하지만 이 시대에 윤동주는 없다.


죽는 날까지 한 점 부끄럼없이 살 수 있을까라는 물음만 되돌아 온다.


공동출처 : <뒷간상상>http://koosus.tistory.com
그대여! 느리고 진실한 스스로의 삶을 찾아, 새로운 작은 사회를 꿈꾸는 고독의 친구가 됨이 어떨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