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의 귀환, 다시 또 애플과 싸우리라!

Microsoft와 Apple의 애증관계는 참 오래됐다. 세상을 선도하고 PC(Personal Computer)를 선보여 대중화시킨 애플이 있었고, 열악한 환경에서 저열한 기능이지만 '싼 값'으로 세상을 휘어잡은 MS가 있었다. 컴퓨터에 대해 관심있는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반면 이 글은 구글이 결국 애플과 MS의 싸움에서 견디지 못하고 밀려날 것이라는 내용이다. 대부분의 기사나 블로그들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전쟁'에 대해 이야기한다. MS는 몰락했다고 이야기한다(현재의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기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 과연 그럴까?

지난 분기 애플이 사상최대의 실적을 내며 주가를 사상최대치로 끌어올렸을 때 결국 MS를 넘어서는 줄로 알았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애플보다 더 많은 실적을 올리며 MS가 건재함을 과시했다. MS의 잠재력은 지금 모바일시장에 있지 않다. 모바일은 홀로서지 못하는 서비스 시장이다. 그 어떤 모바일기기도 결국 PC와 부킹(!)이 되지 않으면 외면받는다. 구글의 최종 목적이 달성되지 않는 한 MS의 PC천하는 무너지지 않는다.

이런 MS가 지난 시절 Window CE라는 운영체제로 모바일기기 1세대(현재의 스마트폰에 해당하는 PDA)를 이끌었다. 자신이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있다는 자각 때문이었는지 모르지만 새끼를 벼랑에 밀어버리는 사자마냥 아무런 관리도 안한채 말이다. 결국 모바일기기용 프로그램(지금의 앱)을 찾아다니는 것은 유저의 몫이었고, 아무런 세세한 정보도 주어지지 않았다. 더구나 제조사마다 기기에 맞게 변형되면서 프로그램이 자신의 기기에 쓸 수 있는 건지 없는 건지는  '일단 모험'을 해야만 알 수 있었다. 설치가 되도 잦은 다운으로 사용하기 불편한게 많았다.

지금 현재 모바일시장은 재편되는 과정에 있다. 

과거 핸드폰, 노트북, PMP, MP3등으로 나뉘었던 모바일 기기의 구분은 피처폰, 스마트폰, 타블렛, 노트북, MP3로 나뉘는 양상이다. 넷북과 PMP, e-book reader는 이미 타블렛에 시장이 완전 잠식당하는 모양이고 스마트폰은 대세가 되었다. 심지어 차량용 네비게이션도 스마트폰이나 타블렛에 의해 잠식당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과정에 구글과 애플이 중심에 있고, 항상 비교되고 있다. 일단 우위를 점한 것은 애플,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을 내놓는 한편 내용물(어플, 컨텐츠)을 중개하는 가장 큰 중개소(앱스토어)를 가지고 있다. 불안하게 추격하는 구글은 기존 시스템의 강자들(통신사, 단말기제조사)에게 두뇌를 빌려줘서 연명하고 있다. 물론 댓가는 더 많은 구글 검색으로 유입이다. 광고시장이 모바일에 최적화된 모습으로 제공될 때 이익을 얻길 기대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장착한 모바일 기기들은 항상 '애플 타도'를 외친다. 스마트폰은 아이폰을 넘어서겠다고 하고, 타블렛은 아이패드를 넘어서겠다고 한다. 'i'들이 갖지 못한 것을 자신들이 가지고 있다며 매력을 뽐낸다. MS는 몇번이고 나오려고 하다가 좌절모드에 돌입한 듯 보인다. 이미 시장에서 윈도우모바일은 '기대' 이상이 아니다. 

안드로이드는 과연 'i'들을 이길 수 있을까?

희박하다. 안드로이드가 구글에서 만들어져 '공짜'로 제공되고 있다는 이유가 첫번째다. 공짜는 개인이건 회사건 마다하질 않는다. 당연히 수많은 업체가 덤벼들어 가져다 쓴다. 그 수많은 업체가 구글에 주는 돈이 없다는 게 문제다. 하다못해 광고비라도 책정해 주던가해야 할텐데 그런 것도 없다. 구글의 광고시스템은 단말기 제작자들이 광고하는게 아니다. 물론 그런 경우들도 있지만 대부분 도소매업자들이 소비자들을 상대로 하는 광고다. 구글이 언제까지 단말기회사들에게 공짜로 운영체제를 공급할까? 영원히?

구글이 단말기회사들에 운영체제를 공급하는 것은 일종의 실험이다. 구글의 목적은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PC시스템의 완성이다. 지금은 하드디스크에 운영체제를 깔지만 구글의 실험이 완성되면 웹에 접속하는 브라우저만으로 컴퓨터를 사용하게 된다. 당연히 7초안에 부팅되고 저사양의 컴퓨터도 고도의 작업들을 해낼 수 있게된다. MS의 윈도를 대체하는 것이 목표인 것이다. 즉 지금은 애플과 구글의 싸움처럼 보이는 모바일 시장의 운영체제 경쟁은 사실 '구글이  MS를 대체할 것인가'라는 근원적인 물음을 안고 있다.

구글은 운영체제를 만들었던 경험이 없기 때문에 모바일 운영체제를 만들면서 연습하고 있는 중이다. 구글이 MS에 필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기도 하다. 근원이 되는 PC의 운영체제가 되지 못하는 한 구글이 MS를 넘어설 수 없고 곧 나오게 될 MS의 윈도 모바일은 안드로이드 시장을 순식간에 잡아먹게 될 것이다. 결국 모바일 시장도 MS, Apple 두 업체가 양분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필자가 보는 5년안에 바뀔 모바일 시장이다.

먼저 애플의 'i'시리즈는 건재하다. 무너뜨릴 수 있을만한 여력이 안드로이드에는 없다. 안드로이드의 특징은 특징이 없다는 것이다. 더 빠르지도 않고 기능이 더 많은 것도 아니다. 지금도, 앞으로도 애플에 '밀리지 않을' 뿐이다. 밀어붙이는 건 '다양성'인데 그 자체로 애플에 타격을 주지 못한다. 

윈도 모바일은 안드로이드에는 필승이다. MS, Apple, Google중 가장 많은 개발자 수를 가진 건 MS다. 유료로 받을 확률도 많다. 윈도에서 공짜는 말 그대로 맛뵈기일 뿐이다. PC와 가장 원활한 부킹(!)이 가능하다. 별다른 전환없이 오피스 파일들을 읽고 편집할 수 있다. 액셀의 기능을 그대로 구현할 수만 있어도 직장인들과 학자들에게 가장 적합한 기기라고 할 수 있다. 약간의 차이가 있더라도 가장 높은 호환성을 보일 건 뻔하다. 

다음으로 MS가 Online Store를 차려서 애플처럼 관리만 해도 애플과 구글이 입는 타격은 상당할 것이다. 그나마 애플은 안정단계에 있기 때문에 충격이 덜하겠지만 구글처럼 설익은 스토어는 잊혀질 확률이 높다. 개발자들 중 상당수가 윈도 모바일로 이동할 것이다. 이미 익숙하고 가장 널리 쓰이는 개발도구를 이용해 개발할 수 있을 것이고 덩치큰 프로그램들과 호환되는 형식으로 마이너그레이션만 거쳐도 얼마든지 돈을 받고 팔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덩치 큰 윈도의 코드들이 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작동 속도를 보여줄 것인가의 여부에 있다. 맥을 주로 사용하는 입장에서 보면 윈도7의 속도도 OSX보다는 느리다. 애니메이션도 맥쪽이 더 낫다. iOS보다 나을 것이라 기대되는 것은 멀티태스킹과 외장디스크 역할 정도다. 멀티태스킹은 배터리잡아먹는 역할도 같이하기 때문에 더 나은 기능이라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편리한 PC와의 싱크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매력으로 다가올지도 미지수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아이튠즈에 익숙해져 버렸다. 

세상은 애플과 MS로 양분된 모바일 시장을 보게 되리라 예상한다. 그것도 머지 않은 미래에 말이다. 어느쪽이 우세가 될지는 두고봐야 한다. 애플이 모바일 시장의 강점을 살려 PC시장을 잠식할 수도 있고 MS가 PC시장의 강점을 살려 모바일 시장을 잠식할 수도 있다. 어쨌든 확실한 건 안드로이드는 고래등 사이에 끼인 새우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