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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zine

제4 통신사 출범, 결합 시장 경쟁 ‘도화선’


KT와 SK텔레콤, 통합LG텔레콤 등 3강의 통신 시장에 새로운 업체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잦아들던 경쟁에 다시금 불이 붙을 조짐이다. 한국모바일인터넷 컨소시엄이 한장 남은 와이브로 사업권을 통해 통신 시장에 뛰어들었다. 20% 싼 요금으로 사용자를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한국모바일인터넷 출범을 계기로 고착화되던 통신 시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


KT, SK텔레콤, 통합LG텔레콤으로 3분되어 있는 통신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났다. 제4의 통신업체인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이 바로 그 주인공인데, 이 업체는 지난 14일 방송통신위원회에 와이브로 서비스 허가신청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기간통신역무 허가 심사와 전파법에 따른 주파수(2.5GHz) 할당 심사를 진행, KMI의 서비스 허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방통위 측은 “KMI가 와이브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간통신역무 허가와 와이브로용 주파수 할당을 모두 받아야 한다”며, “배점기준이나 로밍, 망구축 의무 등의 허가정책방향을 결정하고 주파수 할당공고, 허가심사 등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적어도 5~6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KMI는 공종렬 전 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국장이 대표이사로, 통합LG텔레콤, 하나로통신 출신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이 회사의 초기 자본금은 4100억 원. KMI 대주주로 참여한 기업은 4개 기업이며, 그 중 삼성전자가 9%(369억 원)정도 현물 출자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회사는 3개월 내로 3400억 원 증자를 통해 7500억 원규모로 자본금을 키우고, 내년 초까지 외국 자본 등으로부터 1조 2000억 원정도의 투자를 유치, 총 자본금 1조 9500억 원을 바탕으로 전국망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기간통신 비즈니스 모델, 한국에는 없음  
이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와이브로 망을 도매로 제공하는 기간통신서비스다. 직접 가입자를 모집하는 게 아니라, 4개의 주주 회사가 재판매(MVNO) 업체가 되어 다양한 융합 서비스를 제공, 고객을 유인한다는 것이다.

한국모바일인터넷 측은 연내 사업허가와 2.5㎓ 주파수 할당 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에 전국 와이브로 망 구축 투자에 나서 내년 7월에 와이브로망을 이용한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통신 시장에서는 기간통신회사가 소매판매까지 다 함께 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 통신 업체들은 시장상황으로도 자신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법적으로도 기간통신사들이 별정통신과 MVNO들의 이윤을 착취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별정통신이나 MVNO가 시장에 설 여지를 아예 만들어놓지 않았다.
이들 기간통신사들은 별정통신이나 MVNO 얘기가 나오면 항상 '우리가 투자한 금액이 얼만대~~'라고 볼멘 소리를 늘어놓곤 한다. 자사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투자해 놓은 망을 다른 이들에게 내어준다는 것이 싫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미 이들은 자신들이 매년 엄청난 이윤을 벌어들이는 것에는 일체 말을 하지 않는다. 
이동통신사 간에 영업 전쟁이 한창일때, 정부가 친히 보조금 금지 정책을 폄으로써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해주고, 한전 소유였던 파워콤마저 이들에게 선물로 제공했다.  예전 파워콤이 기간통신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었다. 이들에게는 KT에 버금가는 통신망을 갖고 있었고 그 성능마저 우수했다. 이런 파워콤을 3강 정책에 의해 기존 통신사에게 넘긴 것이다.

통신 서비스 시장은 크게 세 부문으로 나뉜다. 유선전화, 이동통신, 그리고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다. 최근 인터넷 전화가 추가되고 결합 서비스가 나오면서 시장은 통합되는 추세다.

국내 유선전화 시장은 KT의 독점에 가까우며, 초고속인터넷과 이동통신 시장은 KT와 SK텔레콤, 통합LG텔레콤 등 3개 업체가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다. 3강 체제가 확립된 뒤, 통신 시장은 업체간 경쟁보다는 암묵적인 협조관계를 유지하는 듯 보였다. 진입장벽이 높아 시장에 뛰어들만한 기업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과점 상황이다. 통신 3강 체제로 유효 경쟁 구도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의도가 빗나간 것이다. 사실 3강이라기 1강 1중 1약에 가까웠다.

통신 3강 구도, 유효 경쟁 안돼
몇 년간 주파수 사용허가 조건을 통해 통신업체들의 투자를 유도하던 정부의 지시가 먹혀들지 않고 있다. 이를 여실히 증명하는 것이 바로 와이브로 시장이다. 2005년 4월, 하나로텔레콤이 와이브로 사업권을 포기하면서 5년동안 세 장의 티겟 중 하나는 주인이 없는 상태다. 하나로텔레콤을 합병한 통합LG텔레콤 또한 와이브로 시장에는 손을 대지 않고 있다. KT와 SK텔레콤, 양사가 사업권을 갖고 있는 와이브로 시장은 경쟁구도를 갖추지 못한 채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그간 와이브로는 대용량 무선 데이터처리에 한계가 있는 3G 이동통신의 보완적인 서비스로 인식되었다. 정부는 2005년 허가 당시 대용량 무선데이터처리에 활용될 것을 전제로 사업자를 선정하고, m-VoIP(무선 인터넷전화)를 배제함으로써, 와이브로 활성화에는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와이브로 서비스는 m-VoIP를 통해 음성, 화상 통화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이 커다란 매력 포인트다. 이를 통해 와이브로 하나만으로 전화, 이동통신, 무선 인터넷을 통합해 서비스할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m-VoIP없이 와이브로를 활성화한다는 것은 두손 묶고 권투를 하는 격이었다.

통신 3사들은 인터넷전화/초고속 인터넷, 인터넷 전화/이동통신, 그리고 초고속 인터넷/이동통신 등의 단품 결합 상품에 대한 할인 프로그램은 많이 출시했다. 그러나 이동통신과 집전화, 혹은 인터넷전화 그리고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모두 묶은 통합 상품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이미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고객 유인효과가 지대함에도 불구하고 통합 서비스 할인 프로그램을 내놓지 않은 까닭은 그 자체가 자사의 매출액을 갉아먹는, 이른바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이기 때문이었다. 카니발라이제이션에 대해선 나중에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자사가 기존에 갖고 있던 시장 점유율을 스스로 갉아먹는 것이다. 새로운 서비스를 개척해 시장이 커진다고 좋아라 했는데, 기존에 알토란 같은 자신의 먹거리가 사라지는 경우를 뜻한다. 우리나라 통신 시장에서 와이브로의 활성화가 되지 못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와이브로 서비스 허가 박탈, 강력한 경쟁자 필요
지난 5년간 통신 3사의 행적은 자사의 매출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와이브로 서비스가 활성화되는 것을 늦추고자 했음을 볼 수 있다.

와이브로 허가조건 이행 여부를 검토한 결과에 따르면, KT와 SK텔레콤은 2006~2008년 2년간 각각 6882억, 5329억 원을 투자해 당초 투자 목표에 86%, 80% 수준이며, 서비스 커버리지 또한 59.7%, 43.6%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SK텔레콤이 제시한 투자금액은 2G, 3G가 포함된 통합 중계기 구축비용 가운데 50%를 인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와이브로 투자비용과는 관련없는 것이다.

언론에서 이들 양사가 와이브로 투자를 하지않는다고 보도하면 이들은 그렇지 않다. 매년 수천억 원을 투자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이 이런 식의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이고 이 또한 자신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하면 새발에 피에 불과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통위에서는 두 업체에게 성실하게 이행하라는 경고조치밖에 취하지 않았다. 영업정지나 벌금부과와 같은 중징계를 해도 그 효과가 미지수였으며, 새로운 경쟁자를 받아들이기에도 무리수가 뒤따랐다.  


아~~~! 하나로텔레콤
그래서 혹자는 옛날 하나로텔레콤을 그리워하는 이들도 있다. 예전 하나로텔레콤은 무한 경쟁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 저렴한 가격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무던 노력을 했었다.
우리나라가 전화망을 이용한 네트워크에서 전용선의 초고속 인터넷망으로 급속도로 전이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로텔레콤의 공헌이 크다. 당시 KT는 자사 전화망의 ISDN을 갖고 좀더 장사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었다. 이 때문에 당시에는 인터넷 자체가 원래 그렇게 느려터진 네트워크인줄 알았던 사람들이 꽤 있다. 
KT는 당시에 초고속인터넷 자체를 함구하고 있었는데, 하나로텔레콤이 일을 저지른 것이다.
말그대로 초고속인터넷을 고객들에게 선보이면서 점유율을 높여나갔고 이는 입소문을 통해 급속도로 번져나갔다. 밑바닥에서부터 시장을 훑어 올라온 하나로텔레콤이 자신에게 위협이 되자 KT는 그 다음해 막대한 설비 투자와 홍보를 통해 단숨에 점유율을 장악했다. 물리적인 망을 보유한 기업이 서비스 사업을 함께 한다면... 사실 게임이 되지 않는 경쟁이었다.
지금에 와서 KT는 자신들이 초고속인터넷 시장을 열었다고 자찬하지만 얼토당토않는 얘기다.
이들이야말로 당시 초고속인터넷 발전을 저해한 주범이었다.
그 증거는 바로 인터넷 전화다. 지금도 KT는 인터넷전화에 대해 대대적인 홍보하지 않는다. 절대로 ~~!

당시 인터넷전화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새롬기술의 주식 총액이 대한항공 주식 총액과 맞먹을 정도로 높아졌던 것은 바로 KT가 갖고 있었던 전화 시장때문이었다. 물론 버블이 많았기도 했지만 새롬기술이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상용화하면 이 전화 시장에서 KT와 맞먹는 규모의 회사로 자라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었다. 특히 그당시 세계 시장에서도 새롬기술의 기술은 독보적이었다.
이를 막은 것이 바로 KT다. 자신들의 전화 시장을 죽인다는 이유로 상용화를 아예 틀어막은 것이다. 새롬기술은 버블의 대명사로 낙인찍혀 산산조각났고 국내 인터넷 전화시장은 몇년동안 제도적으로 막혀있었다.  
그동안 룩셈부르크의 스카이프가 세계 인터넷 전화 시장을 장악했다. 본사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항상 2300만 명정도가 연결되어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면 배가 아픈 이유는 뭘까... 
아직도 국내 인터넷 전화 시장은 막막한 상황이다. KT가 기간통신사로 있는 한, 우리나라 통신시장 관련규약이 수정되지 않는 한 앞으로 몇년간은 힘들 듯 보인다.

KT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마해라 마이 뭇다 아이가~~!


방통위, 와이브로 활성화 대책으로 신규 사업자 유인

2009년 11월 방송통신위원회는 신규 사업자 진입여건 조성, 주파수 대역폭 변경, MVNO 도입을 골자로 하는 와이브로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통신시장 구도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방통위 측은 신규 사업자 진입을 유도하는 방안으로 전국 또는 지역 신규 사업자 허가여부를 검토하고, 로밍/기지국 공용화 방안 등을 통해 신규 사업자 진입 요건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신규 사업자가 희망할 경우 2.3㎓ 또는 2.5㎓ 대역을 인센티브 차원에서 우선 할당할 계획이다. 특히 와이브로 로밍 범위를 이동통신으로 확대할 수 있을지를 신중히 검토하고, 기타 로밍 제공 기간, 로밍 대가 등은 해외 사례를 감안하여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와이브로 사업성을 제고하기 위해 무선인터넷 정액요금, 결합요금 등을 확대하고, 와이브로 탑재 노트북/ 넷북 이외에도 저가형 스마트폰, 와이브로/ 무선인터넷을 탑재한 결합 단말기 등의 보급을 촉진할 것이라고. 또 사업자들이 와이브로 망과 이동통신 3G망을 연계 활용, 무선 데이터 요금을 낮추고, 와이브로, 이동통신, 무선인터넷 연계 서비스 등을 통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대폭 할인된 통합 요금제 출시

KMI의 출범은 이런 방통위의 활성화 대책에 힘을 더했고 통신 시장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놓고 있다.
KMI가 인가받는 데만 적어도 6개월이 걸리고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일러야 내년 하반기부터다. 이 또한 내년 초까지 외국 자본 등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해야 가능한 일이며, 외국인 투자 자본 제한 등이 역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통신시장 경쟁에 다시 불붙는 것은 사용자에게는 환영할만한 일이다. 시장 경쟁은 서비스 요금 할인으로 이어지고 이는 가계 부담을 줄이는 데 직결된다. 이미 기존 통신업체들은 통합 서비스 할인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최근 통합LG텔레콤은 가구당 통합 요금제인 ‘온국민은 yo’를 출시했다. 이상철 통합LG텔레콤 부회장은 “지금까지 고객들은 복잡한 요금제 때문에 어떤 요금제에 가입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경우가 많았으나, 이번 요금제를 통해 모든 가계통신 상품을 망라하여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온국민은 yo’는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인터넷TV 등 온가족의 통신요금을 일정 수준의 상한 금액으로 지정하고 상한 금액의 2배에 달하는 무료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인터넷TV/인터넷전화 가운데 가족들이 사용하는 상품을 합산, 가족수에 따라 요금상한액을 9만 원/12만 원/15만 원에서 선택해 설정하면 선택한 요금상한액에 따라 16만 원/24만 원/30만 원까지 최대 2배의 무료 사용 금액이 제공된다.

특히 매월 발생하는 가계통신비를 일정 금액으로 묶어두는 효과가 있어 마음껏 사용하고도 통신비에 대한 걱정없이 가계통신비 관리가 가능, 들쑥날쑥한 통신비로 인한 가계 부담에서 완전 해방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요금 상한액을 9만 원으로 설정할 경우 무료제공금액인 16만 원까지는 9만 원만 청구되며, 요금상한액 9만 원보다 적게 사용한 경우에는 9만 원이 아닌 사용한 금액만큼만 내면 되기 때문이다.

통합LG텔레콤 측은 이를 통해 가계 통신비 절감이 가능한 가구는 전체 1715만 가구 중 640만 가구에 달하며, 이들 가구가 이 상품에 가입시 연간 3조 7000억 원의 통신비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가구당 월평균 4만 8000원의 통신비 절감액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KT는 가구내 핵심 통신상품인 초고속인터넷, 유선전화, TV 및 이동전화를 묶어 사용할 경우 ‘10만 원’의 저렴한 기본료에 혜택은 대폭 늘린 ‘쿡앤쇼 셋 퉁(QOOK & SHOW Set 퉁)’ 결합 상품을 이르면 오는 7월 중에 선보일 예정이다.

SK텔레콤은 2008년부터 이런 통합 할인 프로그램이 있었다고 밝히면서 T&B 결합 상품은 초고속인터넷과 이동전화 결합시 10%의 추가 할인이 있으며, 초고속인터넷에 인터넷전화, 인터넷TV를 약정으로 이용할 경우 기본료가 50% 할인된다고 전했다.


KMI 기대감 높아, 성공할 지는 미지수

KMI가 기간통신사업자로서 걸어갈 길은 너무 험하다. 지난 10년간 통신 3사는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서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해왔다. 통신 3사가 지난해 지출한 마케팅 비용만 하더라도 8조 6000억 원 가량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간 수 조 원이상의 투자, 마케팅 비용을 현재 KMI의 규모로는 이를 감당하기 힘들 것이며, 이를 감당할만한 사업자가 레드오션인 통신 시장에 들어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귀뜸했다.

후발 기간통신업체가 부담해야 하는 가장 큰 약점은 기간 통신망과 유통망 부족이다. 기간통신망을 구축하려면 막대한 초기 자본이 들어가기 때문에 대기업들도 선뜻 뛰어들지 못한다. 더구나 이미 라스트마일까지 유통망을 확보하고 매년 엄청난 마케팅, 홍보비용을 투자하는 기존 업체와의 제로섬 경쟁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이 통신 관계자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그만큼 진입장벽이 높다는 의미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 시장을 장악한 기간통신사업자인 3사의 횡포로 인해 별정통신사업자들이 시장에서 성장하지 못한다”고 토로하면서, “3사를 제외한 통신 업계 모두는 새로운 기간통신사업자가 출현하기를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KMI가 기간통신사업자로서 살아남아 통신 시장 구도를 재편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국내 순수 기술로 만들어진 와이브로가 시장 활성화에 실패해 국내 시장에서 사라지는 걸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통신 시장 상황으로서는 와이브로가 우리나라에서 발 붙이기는 절대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KMI가 이런 시장 구도 상황을 깨어줬으면 하는 바람인 것이다.

2011년 하반기, 와이브로 국내 시장 활성화를 통해 진정한 통신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와이브로란.  

와이브로(WiBro)란 와이어리스 브로드밴드 인터넷(Wireless Broadband Internet)의 줄임말이며, 휴대인터넷 서비스라 불린다. 와이브로의 또다른 이름은 모바일 와이맥스(Mobile WiMAX). 와이브로는 한국형 서비스 이름이다.

와이브로 서비스는 휴대형 무선단말기를 이용해 정지 및 보행 또는 시속 120㎞까지 이동하는 상태에서도 업로드 43Mbps, 다운로드 149Mbps의 전송속도로 인터넷에 접속, 다양한 정보와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와이브로 단말기만 있으면 PC, 노트북, 스마트폰 등으로 통해 자동차 안이나 지하철, 철도 등 이동 중에도 자유롭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이 기술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삼성전자 등이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을 시작, 2005년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에 의하여 국제표준으로 채택되었고, 2007년 10월에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는 3G 이동통신의 6번째 기술표준으로 등재됐다.

3G 이동통신의 기술표준인 모바일 와이맥스는 최근 300Mbps 이상의 전송속도를 지원하고 최신 고속열차 수준인 시속 350km까지 이동성을 지원하는 모바일 와이맥스 2가 나오면서 4G 통신 기술 표준인 LTE와 경쟁하고 있다.
한마디로 설명하면 무선 랜을 좀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려 했던 와이브로가 이제는 이동통신 기술로 발돋움했다는 것이다.


모바일 와이맥스는 무선 데이터 수요가 많은 미국, 일본 시장뿐 아니라 3G 이동통신과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이 낮은 아시아, 중동, 중남미 등에서 활발히 도입하고 있다.
우선 미국은 정부 차원에서 올해 말까지 1억 2000만 명을 수용하겠다는 모바일 와이맥스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일본도 지난해 7월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향후 6년간 5만 9000개의 와이맥스 기지국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러시아 역시 2008년 9월 모스크바와 같은 해 12월 페테르부르크에서 상용화를 개시한 이래 38개 시로 확장 계획을 발표하는 등 국가적인 사업으로 와이브로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인도는 모바일 와이맥스 구축을 통해 인터넷 등 유선 통신망의 취약성을 극복하고 단기간에 모바일 선진국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나섰다. 인도 모바일 와이맥스 구축사업은 주파수 경매비용 6조 원, 인프라 투자 4조 원 등 10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전 세계 76개국 159개 통신업체가 서비스 중인 모바일 와이맥스는 지난해 160만 명이, 올해 690만 명, 오는 2012년에는 4030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국내 시장에서는 세계 최초 상용화 서비스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기를 못 펴고 있다. 모바일 와이맥스의 국내 서비스 이름인 와이브로는 무선가입자용(N-WLL)으로 사용하던 2.3㎓ 대역의 주파수를 휴대인터넷용으로 재분배했는데, 2005년 1월에 당시 정보통신부는 KT, SK텔레콤, 하나로텔레콤을 사업자로 선정했다.
2005년 4월 하나로텔레콤이 사업권을 포기하면서 와이브로 시장 활성화는 삐걱대기 시작했다. 하나로텔레콤 내부에서 이를 주도할 만한 인물(그간 모든 외압을 견뎌내고 경쟁을 펼쳤던 경영진들은 이미 손을 떼고 쫓겨났기 때문에)이 없었다. 또한 그 당시에 통신 업체들은 하나로텔레콤과 파워콤의 인수 대상자들을 물밑에서 결정했던 것으로 보인다.

너는 하나로 ~~~! 나는 파워콤 ~~~!  못 먹는 너한테는 다른 혜택을~~~!

2006년 6월 KT와 SK텔레콤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세계 최초로 와이브로 상용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이는 주파수 사용 허가 조건에 형식에 맞춘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특히 SK텔레콤은 자사가 기존에 투자한 3G 이동통신 시장과 중복되기 때문에 소극적인 투자와 홍보로 일관했다. KT만이 이 시장을 키워왔는데, 이마저도 서비스 타깃을 제대로 잡지 못해 지지부진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까지 국내 와이브로 가입자 수는 KT 28만 7000명, SK텔레콤 3만 2000명 수준으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였다.
특히 지난해부터 무선 인터넷과 휴대폰 기능이 결합된 스마트폰이 국내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지만 와이브로는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 와이브로는 무선 인터넷뿐만 아니라 모바일 TV, 휴대폰을 대신할 수 있는 충분한 경쟁력을 가졌지만 말이다. 아직 와이브로는 전국망이 깔려있지 않다. 상용화 이후 4년이 지났는데도 말이다. 참고로 KT는 2년만에 초고속서비스 인터넷의 전국망을 깐 적이 있다.